돌 아기의 자기 주장 발달, 고집이 아닌 건강한 성장의 신호입니다
메타디스크립션: 돌 아기가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율성 발달의 중요한 신호입니다. 최신 아동 발달 심리학과 육아정책연구소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가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서론: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고집을 부를까요?"
돌이 지난 아기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밥을 먹이려는데 아기가 숟가락을 빼앗아 들고, 서툴게라도 자기 손으로 먹으려 하죠. 안기려고 하면 팔을 밀어내며 거부하기도 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부모나 조부모, 삼촌·이모 입장에서는 “갑자기 왜 이렇게 고집이 세졌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발달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런 행동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아이가 자율성을 키워가는 건강한 발달 신호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시도를 존중해주느냐, 아니면 억제하느냐에 따라 이후 아이의 자존감과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본론: 돌 아기의 자기 주장은 왜 나타날까?
1. 에릭슨의 ‘자율성 vs. 수치심’ 단계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son)은 인간 발달을 8단계로 나누었는데, 돌 전후의 시기는 바로 ‘자율성 vs. 수치심’ 단계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의 주요 과제는 “나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얻는 것입니다.
아이가 숟가락을 잡거나, 스스로 걸으려 하고, 안기기 싫다고 표현하는 것은 바로 자율성을 연습하는 행동입니다. 이때 부모가 아이의 시도를 존중하면 아이는 자신감을 얻고 독립적인 성격으로 자랍니다. 반대로 매번 제지하거나 ‘안 돼’라는 말을 반복하면, 아이는 위축되거나 지나치게 의존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뇌 발달과 자기 주장
돌 이후 아기의 뇌는 전두엽과 대뇌피질이 빠르게 발달합니다. 이 영역은 계획, 통제, 자기 조절과 같은 기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기가 단순히 감정적으로 떼쓰는 것이 아니라, 뇌 발달에 따른 ‘스스로 해보려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죠.
최근 연구(육아정책연구소, 2023)에 따르면, 만 1세~2세 아동의 ‘자율적 시도 행동’ 빈도가 애착 안정성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즉, 아이가 자기주장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 아동일수록 부모와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도전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3. 한국 부모가 흔히 겪는 오해
- “우리 아이는 너무 고집이 세서 문제예요” → 사실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
- “말도 안 통하는데 왜 저렇게 떼를 쓸까?” → 언어 표현이 미숙해 행동으로 의사를 나타내는 것
- “어릴 때부터 이렇게 고집부리면 나중에 힘들겠다” → 오히려 자율성 발달이 건강한 아이가 사회성도 잘 자랍니다
돌 아기의 자기 주장,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 안전한 시도 허용하기
아이가 숟가락질을 하고 싶다면 음식이 흘리더라도 기회를 주세요. 물론 위험한 물건(칼, 뜨거운 국 등)은 제한해야 하지만, 안전한 범위 내에서는 실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작은 선택권 주기
아직 언어가 미숙한 아이라도 간단한 선택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빨간 옷 입을래, 파란 옷 입을래?”와 같이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해주면, 아이는 자율성을 존중받고 있다는 경험을 합니다.
3. 거부 표현 존중하기
안기기 싫어할 때 억지로 안으면, 아이는 자기 표현이 무시당했다고 느낍니다. 잠시 거리를 두면 아이가 다시 스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이의 신호를 존중하는 것이 애착을 강화합니다.
4. 실패에 대한 관용
아이가 흘리거나 깨뜨려도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아이에게 실패해도 시도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줍니다.
5. 부모의 일관된 반응
자율성 발달 시기에는 부모의 일관성이 특히 중요합니다. 어떤 날은 허용하고, 어떤 날은 제지하면 아이는 혼란을 겪습니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 규칙과 허용 기준을 함께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학적 해석: 고집과 자율성은 다르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자기주장을 ‘고집’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자율성’이라는 개념이 더 적절합니다. 고집은 단순히 자기 의지만을 관철하려는 성향을 뜻하지만, 자율성은 “내가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능력과 경험을 의미합니다.
즉,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고집은 부정적 성향으로 굳어질 수도, 건강한 자율성으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실천 팁 정리
- 안전한 상황에서는 아이가 직접 해보도록 기회를 준다
- 두 가지 중 선택하게 하는 방식으로 자율성 존중
- 아이가 거부를 표현할 때 존중하고 강요하지 않는다
- 실패를 허용하고, 시도 자체를 칭찬한다
- 부모가 일관된 규칙을 유지해 혼란을 줄인다
결론: 돌 아기의 자기 주장은 성장의 언어
돌 아기의 ‘고집’은 부모를 힘들게 만들지만, 사실은 “나는 스스로 해보고 싶다”는 성장의 언어입니다. 부모가 이 신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지지한다면, 아이는 자율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건강한 사회성, 문제해결력, 독립성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아이의 고집을 억누르는 대신, 성장의 기회로 바라봐주세요. 아이는 부모의 지지 속에서 한 걸음씩 세상을 탐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 출처
- Erikson, E. H. (1963). Childhood and Society. New York: Norton.
- 육아정책연구소 (2023). 『영유아 발달 특성 및 부모 지원 정책』.
- 보건복지부 (2024). 『영유아 건강 발달 가이드』.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 (2022). Child Development: Autonomy in Early Childhood.
- 김수정·이은경 (2021). 「한국 아동의 자율성 발달과 부모 양육태도 연구」, 한국심리학회지.